대구에 폭설이..............
2025년 2월 12일, 또다시 대구에 폭설이 내렸다. 불과 닷새 전, 2월 7일에도 대구 하늘은 유난히 무거운 눈을 품고 있더니,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하얀 고백을 쏟아냈다.
대구라는 도시는 늘 뜨거운 열기와 건조한 겨울로 기억되었지만, 올겨울만큼은 달랐다. 익숙한 풍경에 낯선 흰색이 스며든 아침, 출근길은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여정처럼 느껴졌다.
창문을 열자마자 밀려오는 차가운 공기, 그리고 창틀에 얹힌 두터운 눈의 무게감이 어제와 오늘의 경계를 또렷하게 그려냈다. 도로 위는 새하얀 캔버스 같았다.
아직 차 바퀴가 그리지 않은 깨끗한 선들, 길가의 나무들은 흰 옷을 덧입고 더 이상 앙상하지 않았다. 그 차가운 빛깔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건, 어쩌면 눈이 가진 가장 큰 역설일지도 모른다.
출근길은 평소보다 더디고 조심스러웠다.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는 발걸음, 그리고 그 순간을 포착한 듯한 웃음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출근이라는 일상적인 의무도 오늘만큼은 조금 덜 무겁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두툼한 목도리와 모자 속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그 눈빛은 왠지 모르게 반짝였다. 눈은 우리의 일상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존재였다.
모든 것이 흑백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변해 있었다.
건물들도, 가로등도, 심지어는 익숙한 간판들조차 낯설게 다가왔다. 그 낯섦 속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이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의 출근길은 평범한 하루를 특별한 기억으로 남겼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이 눈이라는 흰빛 필터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일상의 작은 변화가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오늘 아침 대구의 폭설이 가르쳐주었다.
오늘도 우리는 일상이라는 이름의 여정을 걷는다. 때로는 눈이, 때로는 바람이 그 길에 작은 여백을 선사한다. 그 여백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이야말로, 우리의 하루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는 선물 아닐까. 그렇게 2025년 2월 12일, 대구의 하얀 출근길은 마음속에 따뜻한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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